아트테크의 미래: 인터랙티브 아트와 XR 세계로의 초대
아트코리아랩과 함께한 2024 예술기술 교류 세미나의 생생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SW개발 수석 연구원과 인터랙티브 음악 서비스 버시스(VERSES)의 공동설립자의 강연부터, 연사들과 함께하는 네트워킹 세션까지 현장의 소식을 전해드려요!
2024 모두의연구소 X 아트코리아랩 예술-기술 교류 세미나
지난 6월 24일, 2024 아트코리아랩의 웰커밍데이 일환으로 아트테크 교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 날은 아트코리아랩과 모두의연구소 커뮤니티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습니다. 아트코리아랩이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어떤 곳인지 잠시 설명하고 넘어갈게요 🙂
아트코리아랩은 아트테크 융합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2023년 10월 25일에 개관했습니다. 예술 분야의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는 고민에서 시작했으며 현재 예술과 기업의 허브 공간이라는 목표 하에 활발한 활동 중입니다. 아트코리아랩은 예술인 및 예술 분야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아트테크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모두의연구소 내 아트테크 관련 랩과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중이죠.
SW 개발 수석 연구원 최재훈님과 버시스(VERSES)의 Co-Founder 김경태님의 강연부터 참가자 간 네트워킹까지, 세미나의 알찼던 현장을 함께 알아봅시다.
XR로 확장되는 AI: 애플 비전 프로 최신 업데이트
첫 순서였던 최재훈님은 애플 비전 프로를 중심으로 가상융합기술 분야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2023년 모두의연구소에서 SCG AI LAB을 운영했던 랩장이었던 재훈님은 기술 관련 박사과정을 밟고, 현재 SW개발 수석 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재훈님은 연구원으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 비전 프로로 확장되는 XR에 대한 본인의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이 미래지향적으로 디자인된 기기는 애플이 지향하는 차세대 컴퓨터입니다. 그동안 컴퓨터의 역사는 맥이라는 개인 컴퓨터로 시작해 아이폰으로 모바일 컴퓨터의 시대를 지나고 있으며, 미래에는 공간 컴퓨터의 지평이 열릴 것인데 그 시작이 바로 비전 프로라고 애플은 주장합니다.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은 2003년 MIT 미디어랩 출신 사이먼 그린월드(Simon Greenwold)가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사람의 동작에 따라 스크린이 공간을 옮겨가며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체계를 말하죠.
비전 프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질감 없이 연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몰입감(Immersion) 유지를 중심으로 설계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높은 몰입감을 추구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재훈님의 설명은 비전 프로의 화면에서 시작합니다. 몰입의 기본은 뛰어난 해상도입니다. 사용자의 시야가 얼마나 현실처럼 구현됐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사용자가 움직이는 속도와 화면 구동 속도가 동일하도록 세팅되어 있습니다. 즉 8K의 화면이 90~100FPS로 구동하는 동시에 사용자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겁니다.
어떻게 구현해 낼 수 있었을까요? 애플은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는 대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했습니다. 이것이 비전 프로의 가격이 비싼 이유입니다. 반면 화면이 다른 장면으로 전환될 때는 매우 느리게 작동하는데, 빠른 화면 전환은 몰입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시각적 요소 이외에 몰입감을 강화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공간 오디오 기능입니다. 사용자가 어떤 공간에 있는지 인식해, 특정 공간이 갖는 청각적 특징을 반영해 출력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화장실에 있다면, 오디오 출력시 소리가 울리는 듯한 효과를 적용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심지어 소리가 출력되는 위치도 설정할 수 있죠!
그 밖에 독특한 기능은 리버스 패스스루(Reverse Passthrough)입니다. 비전 프로는 겉으로 보기엔 검은 화면 뿐이지만 내부에선 외부를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기능은 외부에서도 내부, 즉 사용자의 얼굴을 훤히 볼 수 있게 하죠. 이것이 몰입감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단절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사용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외부에선 사용자가 외부와 단절됐다고 느낄 것이고, 사용자는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이를 알아차리게 돼, 단절을 체험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 몰입감은 사라지죠. 즉 비전 프로는 외부를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두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한층 더 깊은 몰입을 유도한다고 재훈님은 설명합니다.
사실 재훈님은 모두연에서 비전 프로를 다룬 경험이 있습니다. SCG AI 랩을 설립해 비전 프로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죠. 또한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개발 기초를 주제로 풀잎스쿨을 맡는 등 모두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왜일까요? 재훈님은 모두연의 인공지능에 대한 열정을 꼽았습니다. 인공지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하는 플랫폼으로서, 실무자들이 많기 때문에 의미 있는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커뮤니티 기반 연구 플랫폼 중에서는 모두연이 최고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버시스(VERSES)가 말하는 인터랙티브 음악
두 번째 강연의 주인공은 인터랙티브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시스의 Co-Founder인 김경태님으로, 사운드테크 분야를 다뤘습니다. 어떤 계기로 해당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어떤 과정을 통해 확장해 나갔으며, 현재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그런데 이 버시스, 대체 어떤 기업일까요? 버시스는 뮤직테크 스타트업으로,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회사입니다. 주로 메타버스의 음악을 제작하며, 사용자의 컨트롤에 맞춰 음악이 재생되는 인터랙티브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버시스의 플랫폼에선 팬과 뮤지션의 구분은 흐려집니다. 타인의 음악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일반 유저들도 뮤지션이 될 수 있죠. 버시스라는 이름도 ‘음악을 듣지만 말고 자신만의 벌스를 만들자’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해요. 현재 버시스는 SM 및 제페토와 협업을 통해 에스파 월드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세계적 기업들과 협력 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인터랙티브 음악이 버시스의 업이 된 것일까요? 버시스의 시작은 화가 칸딘스키였습니다. 칸딘스키의 저서 『점, 선, 면』 은 회화의 3요소가 점과 선, 그리고 면이라는 내용인데, 경태님은 여기서 영감을 받아 동일한 주제로 인터랙티브 음악 전시를 개최했습니다. 경태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음악 및 공연 산업 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용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실감형 컨텐츠, 즉 인터랙티브 컨텐츠를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이죠.
그런데 버시스, 처음부터 잘 나가는 기업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초기엔 쓴맛을 보기도 했죠. 인터랙티브 음악을 파고들던 중, 경태님은 음악엔 참여하는 재미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떠올렸습니다. 따라 부르거나, 직접 연주하는 건 일반적인 음악 파일로는 불가능한 일이죠. 여기에 착안해 사용자가 화면 터치를 통해 반응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일반인과 뮤지션 모두 아리송하다는 반응을 보였거든요. 일반인의 의견은 “굳이?”였습니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은 원곡 그대로 듣고 싶은데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굳이 건드려야 하나, 싶었던 겁니다. 뮤지션 또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냈습니다. 일반인도 조작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수준을 조정했더니 전문적인 뮤지션이 쓰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아졌던 거죠.
두 번째 시도는 달랐습니다. 이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인터랙티브 뮤직앱을 계속 개발한 끝에 혁신상을 받았죠. 버시스는 핸드폰으로 화면을 누르거나 흔들면 재생되는 음악을 리믹스할 수 있는 앱 파이트맨(Fightman)을 뮤지션 수민(SUMIN)과 콜라보를 통해 선보였습니다. 이 앱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받으며 버시스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차기 프로젝트로 메타버스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며 지금의 버시스의 형태를 갖춰갔습니다.
이제 눈치채셨겠지만, 버시스가 생각하는 음악의 미래는 바로 가상 세계의 인터랙티브 음악입니다. LP판부터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형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다보면 결국엔 가상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꽃 피울 것이라고 경태님은 말합니다. 현재 버시스는 직접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저작툴을 개발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해요.
Q&A와 네트워킹 세션
두 연사님의 강연이 끝나고 Q&A가 시작됐습니다. 준비된 사전 질문 이외에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분들도 많았죠! 재훈님과 경태님 모두 성심성의껏 답변하시며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연사님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열정은 네트워킹 세션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모두의연구소와 강연 주제 관련 5가지 주제별로 모여 앉아, 관심사가 비슷한 분들끼리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자 관심사를 공유하는 시간이 즐거웠던 나머지 종료 후에도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하는 참가자분들도 있었습니다 🙂
예술 및 첨단 기술 분야에 관심이 있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트코리아랩과 모두의연구소가 함께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보는 건 어떨까요?
7월 19일(금) 19시에 현재 진행 중인 아트테크 랩의 활동 공유회가 모두의연구소 강남캠퍼스에서 진행되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참여 신청 링크 : https://event-us.kr/modu/event/87645
또한 하반기 진행 될 3개의 아트 테크 랩이 현재 모집 중에 있으니, 올 여름 아트 테크의 세계로 빠져보실 분들은 랩 참여 신청! 놓치지 마세요.
XRC LAB – XR Commerce LAB with AVP (eXtended Reality Commerce LAB with Apple Vision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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