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자는 주입식 교육으로
길러낼 수 없어요.
성장하는 AI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모두의연구소 

참여형 교육을 위한 퍼실리테이터 역할 및 역량 가이드

학생 모두가 수업의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교육을 위한 퍼실레이터의 역할 및 역량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효과를 본 내용을 가이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2022-12-05 | 김승일

퍼실레이션이란?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은 ‘용이하게 하다, 쉽게 하다, 촉진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facile’에서 유래됐습니다. 위키디피아에서는 퍼실리테이션의 역할을 하는 촉직자, 즉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정의를 ‘회의나 토론 중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더 잘 일하고, 그들의 공통된 목표를 이해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계획하도록 돕는 사람’ 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이 교육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학습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며 그들 스스로가 수업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참여형 교육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모두의연구소의 학습 모임인 풀잎스쿨을 만들고 퍼실리테이션을 하는 조력자를 ‘퍼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퍼실이가 모임을 만들어도, 전체 학습의 진행은 참여하는 연구원들 모두가 리더가 되어 함께 합니다. 각자 학습하고 이해한 내용을 토론하고 함께 질문하며 각자의 문제를 해결해 갑니다.

AI학교 아이펠(AIFFEL)에도 현업 실무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소통과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강사 주도가 아닌 자기주도 탐구, 자유로운 토론 기반의 실무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학습자에게 자기주도 학습의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퍼실이’가 함께하고 있죠.

계속 급변하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학습하기 위해서는 강사 중심 교육보다는 퍼실레이션 방식의 학습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부터 22개 이상 풀잎스쿨에서 학습을 촉진하는 ‘퍼실이’로서 활동하면서 현장을 통해 퍼실리테이팅의 노하우와 원칙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토론을 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제가 직접 체험하고 효과를 본 내용을 가이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본 가이드가 모두의연구소 아이펠 퍼실 및 커뮤니티 퍼실 및 랩짱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교육자를 위한 교육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실은 시끄러워야 한다

교실이 시끄러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끄럽지 않은 교실의 대표적인 모습은 아래 사진처럼 선생님만 열심히 떠드는 교실의 풍경일 것입니다.

교실의 모습

사진 출처 (https://chamstory.tistory.com/2170)


궁금한 것이 많은 교실.

질문하는데 용기가 필요하지 않은 교실.

서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교실.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교실.

이런 교실이 되려면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학생은 열정이 없어.”

“우리 학생은 의지가 없어.” 라고 학생만 탓하고 있지 않나요?

퍼실리테이터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게 하여, 교실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학생들을 직접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게 만드는 퍼실레이팅 가이드

1. 무조건 처.음.에. 분위기를 시끄럽게 이끌어야 한다

사람은 관성의 동물입니다. 원래 하던 것에서 다른 쪽으로 행동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미 고요해진 교실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은 베테랑 퍼실리테이터가 와도 너어어어무 힘든 일입니다. 즉, 애초에 고요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 6개월짜리 과정이면, 첫 한달을 어떻게 했느냐가 6개월 좌우합니다. 첫 한달을 액티브하게 참여하게 만들었다면, 나머지 5개월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 또한 첫 한달이 액티브해지려면 첫 주가 매우 중요합니다. 첫 주가 시끌벅적했다면 첫 한달도 그렇게 됩니다.
  • 첫 주를 시끌벅적하게 만들면 첫 날이 중요합니다. 첫 날 노잼 + 조용했다면, 다음 한 주를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게 어려워집니다.
  • 첫 날을 재밌게 하려면 첫 공식 만남이 중요합니다. 첫 공식 만남은 무조건 뻘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며 그 때 살리지 못하면 앞으로의 교실은 계속 조용하게 되겠지요.
  • 첫 공식 만남에서 분위기를 살리려면, 첫 공식 만남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학생들과 분위기가 살아나야 합니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한 사람이 있는데 가만히 있는다면, 30분 동안 이미 분위기가 다운되었기 때문에 이후를 띄우는 것은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퍼실리테이터는 학생과의 비공식 첫 만남부터 교실을 조용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 오늘은 무조건 분위기가 쳐지지 않게 띄워야 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2. 첫 만남에 분위기를 이끄는 방법은?

퍼실리테이터가 얼마나 잘 이끄는지는 학생들의 참.여.도.로 판단하면 됩니다.

  • 첫 만남 퍼실리테이션 최하수 : 자리 안내만 하고 학생을 가만히 두는 퍼실리테이터. → 학생은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하수
  • 하수 : 자리 안내를 하면서, 첫 만남에 음악을 깔아놓고 있는 퍼실리테이터. 몇몇은 음악을 들으면서 아주 조금은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 최하수보다는 낫지만 학생이 크게 참여하는 게 없습니다.
  • 중수 : 첫 만남에 안내 및 공지 + 약간의 음악을 깔아놓고 학생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퍼실리테이터. “OOO님은 어디서 오셨어요?” “OOO님 카메라 켜주시구요. display name은 이름_소속 으로 적어주세요.” “모두의연구소는 어떻게 아셨어요?” → 학생들이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행동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단호하게 반드시 하라고 해야 합니다. why? 처음에 뻘줌해서 잘 안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강제를 해야 합니다. ex. “카메라를 켜지 않으면 행사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카메라를 켜주셔야 합니다.” 첫 참여에는 학생들도 눈치를 보면서 조심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다 따라 줍니다. 이 때가 참여를 이끌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단.호.하.게. 임해야 합니다.
  • 고수 : 안내/공지 + 음악을 깔고 +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 학생들 일부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참여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고수입니다.
    • 질문과 대답형 : 정답이 한순간에 바로 나오지 않는 질문을 합니다.
      • Ex. “아이펠로 3행시를 지어서 채팅창에 올려주세요.”
      • Ex. “이에 초밥이 끼었다면? 뭐라고 부를까요?” (넌센스퀴즈)
      • Ex.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기술 스타트업 3개를 적어주세요. 그 이유도 적어주세요.”
    • 리워드형 : (자주 쓰면 외적 동기가 생겨서 안좋습니다.) “OOO 하시면, 스벅 아아 쿠폰 드립니다.”

    → 이러면 학생들은 고민이라는 걸 하기 시작합니다. 밖으로 행동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미 뇌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죠. 정답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 그 외 다양한 있을 수 있겠죠. 나만의 방법을 소개해 봅시다.
  • 초고수 : 안내/공지 + 음악을 깔고 +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 학생들 일부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참여하게 하면서 + 학생들의 대다수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참여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초고수입니다.
    • 랜덤 발표형 : 누가 발표하게 될 지 모르므로, 긴.장.하면서 모두가 고민하게 된다.
    • 주의 : 랜덤 지목이 되었는데, 준비를 못했는데요.. 를 그냥 넘어가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하게 됩니다. 무조건 조금이라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준비가 안되셨으니 다음 분 먼저 하고 다시 마이크를 드리겠습니다.” 등등
    • 모두 참여형 : 구글 잼보드, 포스트잇, 대형 페이퍼에 함께 적기 등
    • 주의 : 구글 잼보드 등 사용하는 툴이 있다면, 미리 모두 셋업해두어야 합니다. 이걸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셋업을 하면 셋업하는 동안 모든 학생이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 최하수가 되는 거죠.

    → 이런 방식들은 모두 참여자 전체가 무언가를 하게 만듭니다. 퍼실리테이터는 1명이고, 학생은 여러명일 텐데요. 그 여러명을 한명 한명 케어해 주고 있으면, 다른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는 말 한마디에 모두가 긴.장.하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 그 외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죠. 나만의 방법을 소개해 봅시다.

3. 첫 시작이 순탄했다면, 이제는 진짜 참여형 교육을 해야 한다!

긴장하고 + 행동하는 것이 순탄하게 시작되었다면, 이제는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이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학생들은 실제 참여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참여형 교육을 시작해 봅시다.

학습은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떤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Understanding), 다른 하나는 이해한 정보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Generation) 입니다. 이해와 만들어내기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퍼실리테이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3.1. 학습 : 이해하기(Understanding)

“개인의 이해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션의 개인화가 필요합니다.”

이해하기는 정보의 습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보를 찾아서 읽고, 영상을 시청하면서 머릿속으로 이해가 될 때 까지 과정을 지속,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학생은 빠르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반면, 어떤 학생은 이해하는데 그 속도가 느릴 수 있습니다. 즉, 학습의 속도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학습에서의 퍼실리테이션은 반드시 개인화 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이해하기 퍼실리테이션에 사용할 수 있는 몇몇 예입니다. 이것 외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해보세요.

  • 시간이 더 필요하신 분? 몇 분 더 드릴까요?
    • 모르는 것이 쌓여가면 포기하게 됩니다. 아직 이해가 덜 된 분들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 “이해 안되는 분 있으신가요?” 라고 모두에게 묻는다. 경험상 학생들은 이때 아무도 이해안되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때, 이해가 안된 것 같은 사람에게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한다. 대답을 못하면, 모르면 질문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야 합니다.
    • 대답은 이미 잘 이해하고 있는 동료에게 설명하도록 시키면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를 하게 되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사전학습을 잘 활용합니다.
    • 사전학습의 가장 큰 장점은 모두 다 자기의 속도에 맞춰 보고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내가 아직 잘 모른다면 6시간 공부해 올 수 있고, 내가 잘 안다면 1시간만 공부해 올 수도 있습니다.
  • 전체적으로 수업 과정을 어려워 하는 학생들에게는 사전에 다음 배울 주제를 알려주고, 쉬운 글이나 영상을 찾아서 보고 오라고 합니다.
  • 시간을 여유있게 주되, 먼저 푼 사람에게 reward를 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 코드를 다 짠 사람들은 서로 코드 리뷰를 진행하게 하고, 그 동안 퍼실리테이터는 아직 다 못 푼 사람들의 학습/실습 을 도와줍니다.

*주의 : 개인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해서 전체화(모두가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3.2. 학습 : 만들어내기(Generation)

학습 : 만들어내기(Generation)

“내성적인 학생도 무조건 동료들 앞에서 자주 발표 해보아야 합니다.”

만들어내기는 실제로 학생의 머릿속의 지식을 현실로 꺼내는 과정입니다. 글을 쓰거나, 말로 설명하거나, 동료를 가르치는 것, 코딩으로 프로그램을 짜거나, 어떤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이런 일련의 행동을 포함합니다. 결국 우리가 배우는 것들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무언가 하기 위함입니다. 이걸 실습하는 만들어내기는 모든 사람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손으로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걸 Leaning-by-Doing 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만들어내기 학습에서의 퍼실리테이션은 모든 학생이 만들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체화가 필요합니다. 내성적인 학생이라고, 발표를 잘 못하는 학생이라고 발표를 시키지 않거나 건너뛰면 안됩니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던 내성적인 학생이 훗날 나서서 발표하는 모습은 모두의연구소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용기내어 발표했다면, 잘했던 못했던 격려는 필요합니다.)

다음은 만들어내기 퍼실리테이션에 사용할 수 있는 몇몇 예입니다. 이것 외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해보세요.

  • 발표자는 그 날 그 날 랜덤하게 지정합니다. 누가 발표될지 모르므로 반드시 모두가 사전학습을 해오세요.
    • 누가 발표를 하게 될 지 모르니 더 열심히 준비를 해 옵니다.
  • 현재의 실습 내용을 버거워 하는 학생에게는 최소한 알아야 하는 범위를 지정해주고 거기까지는 스스로 진행하게끔 유도한다.
    • 학습양을 줄여줌으로써 그래도 최소한의 실습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 python 처음에 사전학습을 안해왔다면, python 설치부터 천천히 해보게 한다거나 (대신 오늘의 학습 내용은 숙제로)
  •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정답을 알기 어려운) 질문을 하고, 랜덤하게 대답하게 시킨다.
    •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정답을 알기 어려운 질문)은 어느 누가 100% 확신하는 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간의 토론이 유도됩니다. ex. GAN이 Diffusion Model 에 비해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 Neural Network에서 layer 수(depth)를 늘리는 것과 width를 늘리는 것 어떤 게 더 효과가 있을까요? 한번 다 같이 실험해 봅시다.

*주의 : 전체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해서 개인화(각자 스스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모두가 만들어내기를 해야, 각각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보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퍼실리테이션이 어려워요 (퍼실레이터 역량 키우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잘 참여하지 않고 자꾸 내가 가르치고 있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패시브 스킬(게임에서 스킬을 지니고 있는 것 만으로 항상 효과가 발휘된 상태로 유지되는 스킬을 일컫는 말. 자나깨나 항상 적용되는 스킬이라는 뜻.) 들이 필요할 것 같네요.

게임 디아블로의 패시브 스킬의 예

게임 디아블로의 패시브 스킬의 예

 

1. <분위기가 가라앉는구나>를 누구보다 먼저 캐치하는 센스

교실은 시끄러워야 합니다. 한번 조용해진 교실을 다시 시끄럽게 만드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조용해질 거 같은데?!를 누구보다 먼저 캐치할 수 있다면?! 조용해지기 전에 선제대응이 가능하겠죠. 즉, 시끄럽게 만들기 위해 참여를 유도하게끔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을 겁니다.

반드시 명심하십시요.

“교실이 조용해 지는 것은 100% 퍼실리테이터의 책임입니다”

분위기가 가라앉는다고 느껴지면, 정말 그 즉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행동해야 합니다.

분위기가 가라 앉을 때, 다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스킬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2. 참여(생각)하게 만드는 질문 보따리

분위기가 가라 앉는다는 것 = 오디오가 비고 있다는 것 은 학생들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무언가 참여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던져 주어야 합니다. 쉽게는 “자기 소개 한 번 하고 갈까요?” 부터, 정답이 없을 것 같은 질문들 “인공지능이 무기화 되는 것이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등

난 즉흥적으로 질문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없다면?! 질문 보따리를 미리 만들어 가세요.

  • 학습 내용과 관련된 질문들
    • 쉬운 질문과 어려운 질문
    • 정답이 없는 질문
  • 학습 내용과 무관한 분위기 쇄신용 질문들
    • 지난 주말에 뭐하셨어요?
    • 오픈AI에서 발표한 ooo 영상 보신 분?

3. 유머와 장난

수업이 전체적으로 어느정도 이상의 에너지 레벨을 가지려면 유머는 필수적으로 들어가 주어야 합니다. 특히, 분위기가 급 다운되어 싸해지면 질문을 아무리 해도 대답해주지도 않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참여 의지를 상실했으니까요. 이럴 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유머와 장난입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퍼실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스킬입니다. 내성적인 퍼실리테이터 분들에게 예전에 가수 싸이(PSY)의 일화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TV에서 봤던 것인데 오래되어 기억의 왜곡이 살짝 있을 수 있습니다.)

가수 싸이는 고등학교 때 춤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해서 클럽도 다니는 등 그렇게 살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는 춤도 잘추고, 노래도 꽤 하는데 아무리해도 여자들이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미소년 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그래서 “못생긴 외모라도 인기가 있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겠다.” 라고 생각해서 그 길로 서점에가서 유머와 관련된 책들을 정말 모두 독파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재밌는 이야기, 넌센스 퀴즈 등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자신 없는 외모임에도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냉정한 이야기이지만, 내성적이라 유머를 구사하지 못하겠다면 퍼실리테이터로는 실격입니다. (선생님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나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싶다라면, 반드시 유머 스킬을 탑재하셔야 합니다. 내성적인 분들은

  1.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유머 관련 책 20권을 독파해 보세요.
  2. 그리고 교실에서 어떻게든 유머를 구사해 보겠다는 의지를 항상 가져보세요.

4. 카리스마

사실 일정이상 규모의 집단은 어느 한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는 어느정도의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래야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권위는 다양한 곳에서 나옵니다. 학생들 보다 높은 지식 수준, 학생들을 이끌어 가는 대화 능력, 사회적 지위, 눈부신 외모, 참여했을 때 리워드를 줄 수 있는 권리, 참여하지 않았을 때 페널티를 줄 수 있는 권리 등.

여러분이 학생들에게 “아 이 분이랑 친해지고 싶다.” 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카리스마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4.1. 멋진 사람 되기

장기적으로는 나 스스로가 멋진 사람이 되면 됩니다. 세계적 투자가 워렌 버핏,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이 눈앞에 나타난다고 해봅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겠지만, 엄청나게 긴장하고 만나지 않겠습니까? 나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면 카리스마는 저절로 생깁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장기적인 방법이겠죠? 그럼 단기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4.2. 학생들에게는 없는 다른 능력을 보여주기 : 조금은 다른 질문을 준비해 간다

퍼실리테이터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할 때, 나도 모르겠는 부분이 나올 겁니다. 그러면

A. 고민하다가 결국 이해하게 되거나

B. 고민하다가 결국 이해를 포기하게 되거나

둘 중 하나겠죠.

나도 모르겠던 이 두 가지(A, B)가 여러분들에게 카리스마를 심어줄 수 있는 엄청난 무기가 됩니다.

그래서 이게 정말 좋은 퍼실리테이팅 스킬이 될 수 있어요!!

여러분이 모르겠던 부분을 학생들에게 똑같이 질문하세요. 이게 쉬운 문제였다면 여러분들이 모르지 않았겠죠?! 즉, 학생들에게 답을 내기 어려운 문제를 던진 겁니다. (위에서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퍼실리테이터라고 했죠) 그들은 생각하고 풀어보려고 하지만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 A 상황 :  몰랐지만 결국 이해했다면?!

학생들은 풀지 못했지만 여러분들이 결국 이해해낸 바를 설명해 주세요. → 아 우리 퍼실리테이터는 대단하구나!!! 라는 권위가 생기기 시작하죠.

  • B 상황 : 결국 이해 못한 문제라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학생들이 고민하고 답하게 만들고, 이건 저도 답을 찾지 못한 거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세요. 학생은 뒷통수맞은 기분이 들겠지만 사실은 이게 학생에게 엄청 도움이 됩니다. → 답을 아는 어려운 문제와 답을 모르는 어려운 문제를 막 섞어서 내주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제 퍼실리테이터가 낸 질문이 답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더 다양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죠.

물론 그냥 저도 몰라요. 하고 넘어가면 몇몇은 싫어할 수도 있으니 저는 모두가 답을 찾게 만듭니다. “자 그러면 제가 15분 드릴테니 블로그든 유튜브든 친구 개발자에게 전화로 물어보든 이거에 대해 각자 답을 찾아보고, 15분 뒤에 모여서 서로 토론해봅시다.” 이러다보면 해결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 때 학생들이 느끼는 뿌듯함은 교실을 훨씬 활기차게 만들어 줍니다.

저의 추가 팁 : “여러분들 여기까지 다 이해하셨나요? 혹시 이해 못하신 분 질문해 주세요!”

이것은 제가 아주 애용하는 무기입니다. 제가 정말 많은 수업을 해봤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학생들은 이해를 못했어도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이 때가 바로 공격의 찬스. “그러면 여러분들이 모두 이해하셨다고 하니 제가 문제를 하나 내보죠.” 라고 하고 이 A, B 에 속하는 어려운 문제를 내고, 이해 못했을 것 같은 몇 명을 찝어서 대답하게 시킵니다.

당연히 대답을 잘 못할 거고, “거보세요. 이해를 못했으면 은근슬쩍 넘어가는게 아니라 질문을 하셔야 합니다. 우리 모두연 사용설명서에 뭐라고 써있죠?! 일단 던져봐요. 돌말고 질문이요. 내가 모르는건 다른 사람도 잘 몰라요.” 라고 하면서 질문하고 떠들게 유도합니다. 아 이 사람은 그냥 내가 조용히 있는다고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모르는 거 같으면 그냥 바로 찝어서 자꾸 질문을 하는 구나. 나에게 질문이 오는 것이 무섭다. 그냥 미리 모른다고 하고 질문을 던지자. 그럼 나 안 시키겠지… 라고 생각해서 다음부터 조금씩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전체 비중은 A 가 B 보다는 많아야 겠죠?!

예를 들어 볼께요. 학생들 대부분은 많은 부분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그냥 그렇겠지 하고 넘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요즘에는 그냥 attention은 잘 안써요. Self-attention이 너무 잘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 transformer 기반으로 모델이 만들어집니다.” 라고 동영상 강의에 나와있다고 해보죠. 대부분은 아 그렇구나.. 이제 transformer만 보면 되겠군 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왜 transformer가 더 잘되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답을 잘 모르니 혼란해 지겠죠?! 아주 좋은 질문의 예가 됩니다.

이런 예는 아주 많이 있습니다.

어떨 때는 L1 regularzation, 어떨 때는 L2 regularization을 쓰는데, 기준이 뭘까요?

likelihood 랑 pdf 랑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4.3. 리워드와 페널티는 적절히 사용한다.

  • 퍼실리테이터에게도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리워드와 페널티이죠.
  • 리워드와 페널티 없이도 학생들이 잘 따라온다면 타고난 퍼실리테이터 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 없으므로 권위를 가질 수 있는 리워드와 페널티를 잘 설계해 두어야 합니다.

5. 학생들이 Maker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퍼실레이팅 과정에서 ‘학생들이 Maker가 되어야 한다’ 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퍼실리테이팅은 참여하는 학생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도록 이끄는 역할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수업의 주인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능동적으로 행동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참여형 교육을 위한 퍼실리테이터 역할 및 역량 가이드를 통해 퍼실레이팅이 좀 더 가깝게 느껴졌으면 합니다. 모두의연구소에서 랩과 풀잎스쿨을 참여해보면서 직접 모임을 만들고 함께 토론을 이끄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하는 분들이 가장 학습 효과가 높다는 것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매력 많은 참여형 교육을 위한 퍼실레이터의 역할을 모두의연구소 풀잎스쿨에서 퍼실이로 한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모두의연구소 풀잎스쿨 바로가기 

** 본 블로그의 썸네일은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를 활용해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