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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와 예술의 만남, 기술과 창의성의 경계에서 균형을 찾다

AI 예술 모델이 등장하면서 많은 아티스트들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AI 예술 모델을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은 모델이 창의성을 증진시키고 아티스트와 일반인 사이의 간극을 줄여주는 역할도 했다. 다만 해결할 문제들이 다수 있어 제언도 했다.

2024-04-10 | 이영빈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예술 영역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어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Text-to-Image(T2I) 모델의 등장은 창작 방식에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Stable Diffusion, Midjourney, DALL-E 2 등의 T2I 모델이 상용화되면서, 이제 누구나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고품질의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AI 기술의 발전은 예술의 본질과 창작자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인간 예술가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을까요?
AI 예술 시대를 맞아 예술계 안팎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Machine Learning(ML) 기술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은 T2I 모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구글 연구진은 프랑스, 홍콩, 인도, 영국, 미국 등 10개국에서 활동하는 15명의 ML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이들의 T2I 모델 활용 현황과 창작 과정에 대한 인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예술가들이 AI 예술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

AI 예술 관련 논문

연구진이 발견한 ML 아티스트들의 AI 예술 모델 활용 방식은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첫째는 모델 자체를 새로운 창작 도구이자 예술 매체로 인식하고 탐구하는 경우입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델이 만들어내는 의도치 않은 결과물, 즉 오류나 글리치, 왜곡된 이미지 등에서 오히려 신선한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습니다.
둘째는 AI 예술 모델을 창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실용적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인도의 한 아티스트는 “동료 작가와 협업할 때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는데, AI 예술 모델로 간단한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니 서로 간의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또 다른 아티스트들은 작품 구상 초기 단계에서 떠오르는 개념이나 영감을 시각화하거나, 의뢰인과의 소통을 위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T2I 모델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I 예술 모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ai 예술작품을 긍정적으로 보는 작가

AI 예술 모델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를 ML 아티스트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스웨덴의 한 아티스트는 “모델 덕분에 그동안 표현하기 어려웠던 내면의 이미지나 상상 속 풍경을 시각화할 수 있게 됐다”며 표현 영역의 확장을 반겼습니다.
폴란드 출신의 다큐멘터리 감독 역시 “과거의 특정 순간이나 개인의 기억처럼 시각 자료를 구하기 힘든 소재를 모델로 자유롭게 형상화할 수 있어 창작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ML 아티스트 대부분이 AI 예술 모델을 창작 영역의 ‘게임 체인저’로 높이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기술 너머의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아티스트는 “결국 AI를 능가하는 창의력이 진정한 예술가의 자질”이라며 “중요한 건 이 도구를 가지고 우리가 어떤 새로운 예술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다른 아티스트들도 “AI 예술 모델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그 한계를 직시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에 의존하다 보면 정작 예술가 고유의 시선과 미학을 잃기 십상”이라며
새로운 도구를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창의적으로 전유하는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AI 예술 모델에 대한 문제의식

ai-artist vs engineer

한편 연구 과정에서 ML 아티스트들은 AI 예술 모델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모델 개발 과정에 기술자들의 지나친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아티스트들은 모델의 결함을 제거하려는 엔지니어적 사고방식과 기능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창의적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의 한 아티스트는 “AI 예술 모델의 매력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신비롭고 낯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며 “만약 그 자유로움을 통제하려 든다면 예술적 도구로서의 가치를 잃고 말 것”이라고 토로했죠.
이들은 기술의 한계를 인정하되, 그것이 예술적 실험과 모색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오류가 창의성의 원천이 되는 예술 고유의 영역을 존중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입니다.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한 제언

그렇다면 모델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그 창의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ML 아티스트들은 먼저 모델 개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작동 원리와 한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나아가 아티스트 주도로 모델을 미세 조정하거나 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고,
개발자-아티스트-중재자가 협력하는 다층적 거버넌스를 도입해 기술과 예술, 사회적 관점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AI 예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결론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창작자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ML 아티스트들의 고민과 통찰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AI와 예술의 만남이 가져올 파급력과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낙관과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는 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예술이라는 렌즈를 통해 기술을 바라보는 ML 아티스트들의 분투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기술의 위력에 압도되지 않으면서도 그 혜택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지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상상력을 키우는 노력이 AI 예술을 둘러싼 논쟁엥서 더 나은 방향으로 제시할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