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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재양성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 읽기(Part. 1)

최근 교육부를 중심으로 한 유관 정부부처들이 발표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의 주요 내용들 중 눈에 띄는 사업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2022-09-14 | 박성우

지난 8월 22일, 교육부를 중심으로 한 유관 정부부처들이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참고]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 보도자료(교육부)

평소 디지털 전환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역량, 디지털 리더십 등 앞에 ‘디지털’이란 수식어가 붙는 용어들에 두루두루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40페이지 정도 분량의 붙임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살펴봤다. 역시 ‘종합’이란 단어가 붙은 계획 답게 디지털과 관련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사업들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만들었다. 올드한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디지털 인재양성’과 관련된 백화점 또는 만병통치약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실제로 추진배경을 설명하는 본문 첫 페이지를 보면 ‘교육 전범위에 걸쳐’ 체계적 디지털 인재양성이 필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세부방안을 봐도 유아부터 시작하여 고경력 은퇴자에게 이르기까지 거의 전 연령대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종합방안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81번인 “디지털 대전환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양성 필요”라는 대전제를 근거로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향후 5년간 73.8만명 정도의 디지털 인재가 필요한 데 비해, 현재의 인재 양성 규모(연간 9.9만명)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향후 5년간 49만명 수준으로 현격한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토대로 향후 5년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인재 규모를 상회하는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의 정부 발표자료에서 자주 들어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숫자이긴 한데, 주로 IT 관련 분야에서 일해 온 입장에서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이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겠다. 다만, 종합계획 안에 담긴 세부 사업들 중에서 주목할만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한번 살펴보고 넘어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어 정보 제공 차원에서 이 글을 쓴다.

디지털 인재양성 추진전략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된 <붙임 자료>의 III장 추진전략을 보면 본 추진 과제의 목표를 2가지로 설정하고 있다.

우선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이 가장 큰 목표라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두번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인재양성의 비전과 목표

디지털 인재양성의 비전과 목표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과제는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과제는 첫 번째 목표인 (1)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이고,

다음으로 (2) 디지털 교육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 과제들을 달성하기 위한 (3) 지원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 인재양성 추진과제 요약

디지털 인재양성 추진과제 요약

본 글에서는 우선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과 관련된 과제들 중에서 눈에 띄는 세부 과제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디지털 인재양성의 첫번째 목표: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4가지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추진이 될 예정이다.

  • 디지털 전문인재: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을 직접 개발하는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생각하면 되겠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탁월한 소수의 인재가 다수의 일반적인 인재들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고급 인재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인재: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다’는 말이 있듯,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은 이제 디지털 시대의 전기와 같아서 그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IT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다른 분야나 산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이 해당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저변을 넓히는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배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평생교육 관점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
  • 교양 차원의 디지털 이해 제고: 미래를 이끌어 갈 유.초.중등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과제이다. 더불어서, 농어촌 지역이나 소외 계층들에게도 디지털 리터러시를 길러주기 위해 촘촘한 교육망을 구축하여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과제개요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과제개요

 

1. 고도화된 디지털 전문인재

(1) 대학 정원 확대(디지털 첨단 학과)

대학에서 AI,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첨단 분야의 교원만 확보할 수 있다면, 학과를 신설 또는 증설할 때 정원 증원을 허용해 주겠다고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대학들의 정원은 정부에서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들은 정원 관련된 사항들은 교육부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결국 입학 지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첨단 분야 학과들을 늘려 입학 정원을 채우고, 등록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관련 전공 교원 확보에만 신경을 쓰고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한 제반 인프라와 교육 콘텐츠의 수준이 같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정원만 늘리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2) 학.석사 연계 패스트트랙 운영 및 학.석.박사 통합 과정 신설

이 부분에서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학사, 석사, 박사 통합 과정을 신설해서 빠르면 5.5년 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이다. 학사에서 박사 과정까지를 통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새로워서 주변에서도 이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선 다른 분야도 아니고 매일 같이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는 디지털 분야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에 진학해도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단지 학제를 압축해서 통합하고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박사 학위 졸업생을 양산하겠다고 해서 질 좋은 인재가 양성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해 대학에 진학해서도 자신의 적성이나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부생들도 많다. 이런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거나 다소 늦더라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찾아나가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학부 입학부터 진로가 결정되어 5년 이상을 보내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나 진로 개척 기회의 상실 등은 무엇으로 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3)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공유대학은 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들이 공동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가지 시도가 이루어져오고 있다. 입학하는 학생들은 줄어 드는데 인기가 없는 학과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고, 다른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동일한 분야, 동일한 전공에 제각각 중복 투자를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대학들이 각각 특성 있는 학과 및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다른 대학들과 품앗이를 하듯 교육 과정과 인프라를 공유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공유대학은 지역별로 협력하는 방식이나 일반 대학과 전문대간 협력하는 방식도 가능하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학들이 협력하는 경우 온라인 교육 방식을 선택하거나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원격 교육 – 예를 들면, 한양대학교에서 5G 텔레프레즌스 영상회의 시스템 기술을 적용하여 공유대학에게 제공하는 HY-LIVE 수업 –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재양성이 시급한 디지털 분야에 대해 혁신공유대학 방식으로 접근을 하게 되면, 각 대학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고 자원의 중복 투자를 방지할 수 있으며 교육의 질이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도로 보여진다.

 

2. 도메인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인재

(1) 비전공 학습자들을 위한 AI+X 등 디지털 융합 과정 운영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을 직접적으로 전공하지 않는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과 민간의 노하우가 결합된 장기간(예를 들면, 하루 8시간씩 16주간 640시간)의 부트캠프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서 중요한 점은 이수한 과정에 대해서는 학점을 인정해 준다는 점이다. 그 동안 이런 방식의 부트캠프나 장기 교육과정은 비교과로 운영이 되거나 학점과 무관하게 진행이 되어왔다. 학점을 인정해 준다면 학생들의 참여도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비교적 역량이 높은 학생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이 프로그램이 운영이 된다면 그 동안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 등이 운영해 왔던 IT 장기 교육과정 모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 정원보다 입시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생 모집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여기에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마이크로 디그리까지 부여한다면 교육생들이 좀 더 차별화 된 가치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2) 성인친화형 대학 육성으로 디지털 전환 교육 확대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이전부터 확대해 왔던 평생교육을 디지털 전환 분야에 대해 더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지역별로 우수 전문대학을 지정하여 직업전환전문기관(DX-academy)으로 운영하고, 재직자들이 좀 더 자유롭게 캠퍼스와 직장을 오갈 수 있도록 역량 단위로 모듈화 된 3-6개월짜리 학위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기존 지역별 대학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중요해지고 있는 평생교육 기회를 더 확대하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다만, 대학에 이런 제도나 기관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재직자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들의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 기회 제공, 평생학습에 대한 인식과 정책 변화 등이 동시에 수반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정책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지방에 소재한 기업들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비중이 수도권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바 직원들의 재교육이나 평생교육에 투자할 여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3) 기업 주도의 디지털 전환교육 지원

사실 기업의 수요를 고려하고 산업체의 요구를 반영하여 인력 양성을 하겠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창되어 온 바 그다지 새롭지는 않은 과제이다. 이 과제와 관련하여 부처별(과기정통부, 산업부, 고용부, 중기부)로 세부 과제들을 표로 정리했으나 신규 과제는 산업부에 1건이 있을 뿐 나머지는 기존 사업들을 좀 더 강화하겠다는 내용들이다. 물론 기존에 잘 되고 있는 사업들을 더 지원하여 확대하겠다면 의미는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제 내용 중 고경력 은퇴자나 경력단절여성을 디지털 전환 전문가 즉, ‘디지털 마이더스’로 양성하겠다는 신규 과제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디지털 관련 분야를 전공했거나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던 경력단절여성들은 모르겠으나, 전공 및 경력 분야가 무관한 경력단절여성과 경력이 좋은 은퇴자를 디지털 전환 전문가로 양성하겠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 좀 더 심하게 이야기 하면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

디지털 역량이나 디지털 리터러시의 경우, 개인차가 크다고 본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나 디지털 이민자라는 용어가 있듯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환경을 접하면서 자라온 젊은 세대들이 통상적으로 디지털 친화적이고 관련 교육시 학습효과도 큰 편이다. 단지 경력이 많다고 해서 모든 은퇴자 분들의 디지털 역량이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고, 경력단절여성들의 경우에도 유관 전공이나 경력이 없는 분들이라면 디지털 마이더스로 불리는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현장 적합성을 높인 기업연계 교육프로그램 운영

기존에 과기정통부에서 오랫동안 운영해 왔던 ‘SW마에스트로’ 지원을 강화하고, 프랑스 에꼴42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해 왔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특히,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경우 ‘프로젝트X’라는 이름으로 국내 여건에 맞는 교육 플랫폼(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왔는데 올해 구축이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본 종합방안에서는 이 플랫폼을 지역으로 확산 시켜 내년에는 2,500명, 2027년까지는 4,400명까지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프로젝트X의 경우, 구축 완료 후 깃허브(Github)를 통해 소스를 공개하고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그 플랫폼의 내용과 수준이 궁금할 뿐 아니라 이 플랫폼을 활용하여 지역으로 어떻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확장시켜 나갈지 사뭇 궁금해 진다.

역량 검증 측면에서는 기존에 국가 주도로 개발한 ‘SW역량검정체계(TOPCIT)’를 개편하여 위에서 언급한 SW마에스트로나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 거점인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교육생 선발이나 역량평가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발된 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분야에서 널리 확산 및 활용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SW역량검정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에 끼워넣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SW역량검정체계는 정부 주도로 개발이 되어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만큼 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과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역량을 시험과 유사한 테스트를 통해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이 있어 왔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기관들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여 채용시 활용하고 있으나 사기업들이 도입할 매력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SW역량검정체계를 디지털 인재의 역량평가에 계속해서 활용하고자 한다면, 일반 사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5)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디지털 분야 직무훈련 운영

폴리텍 대학을 통해 디지털 등 신산업, 신기술 분야 직업훈련인 ‘하이테크 과정(전문대졸 이상 대상으로 10개월 국비지원 과정으로 운영)’ 운영을 강화하겠다 계획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주요 인력 양성 사업인 ‘K-Digital Training(이하, KDT)’을 계속 확대 및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KDT의 경우 과거 정부 주도의 인력양성 방식을 완화하고 가급적 민간 주도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아래와 같이 보다 다양한 형태(운영 주체, 운영 방식)를 통해 직업훈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 직무훈련(K-Digital Training) 사업

디지털 분야 직무훈련(K-Digital Training) 사업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KDT 프로그램은 크게 기업주도, 산업계 협업(협단체 주도), 지역주도 3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기업주도의 경우, 학습하는 내용이나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인력을 공급하는 ‘디지털 신기술 아카데미’와 사전에 수요가 있는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로 나뉘어 운영이 된다.

 

3. 일상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

(1) 대학 수준의 SW 등 디지털 교양과정 확대

진로 및 취업 연계와 관련해서는 ‘WE-Meet(Work Experience-Meet)’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이 프로젝트는 ‘진로설계 및 직무탐색’ → ‘문제해결 프로젝트’ → ‘취업 지원 원스톱 운영’이라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 연계와 관련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종합계획에는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서 보다 세부적인 계획이 제시되어야 그 실효성 등을 평가해 볼 수 있겠다.

(2) 다양한 평생학습 기제를 통한 디지털분야 학습 지원

디지털 학습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학의 SW 동아리를 지원하고, 자발적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되어 있다. 더불어, 원격대학을 통해 대학생 뿐만 아니라 중장년, 장애인, 군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도 맞춤형 AI 교육과정을 개발 및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병사들의 전역 후 취.창업 지원을 위해 SW 및 AI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에서 2021년까지 5개소를 선정한 바 있는 디지털 융합훈련시설 즉, ‘K-Digital Platform’을 올해 20개소로 늘리고 2025년까지는 60개소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 더불어, 국민들이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디지털 분야 초급 훈련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K-Digital 기초역량훈련’의 훈련기관과 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4. 교양 차원의 디지털 이해 제공

이 부분에서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수 밖에 없었던 계획은 유아에 대해서까지 디지털 경험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아들에게 디지털 기반 놀이 환경을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누리과정포털에 AI교육(20차시)과 교원 연수자료를 탑재하겠다고 한다.

미래세대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를 길러주겠다는 큰 틀에서의 정책 목표에 반대할 이유는 없겠으나 마치 영어 조기교육 정책을 보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아이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에 충분히 많이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되고, 유아 단계에서는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디지털에 대한 경험을 아날로그에 대한 경험과 더불어 적절하고 균형있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1) 보편적 공교육을 통한 디지털 역량 함양 강화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정보교육 활성화 로드맵(안)은 아래 그림에 요약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현재 지원중인 AI교육 선도학교를 확대하고, 방학중 또는 방과후 SW.AI 캠프를 통해 디지털 교육을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초중고 정보교육 활성화 로드맵(안)

초중고 정보교육 활성화 로드맵(안)

또한, 궁극적으로 2025년까지 초.중등학교의 정보교과 시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있다(초등은 34시간 이상, 중등은 68시간 이상). 그런데, 이러한 계획이 올해 마련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제대로 반영이 되어 있지 않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종합계획에서 2025년까지 정보교과 시수를 확대하려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반영이 되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정보교육 전문가이신 전주교대 정영식 교수님의 아래 페이스북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엇박자에 대한 비판의 글(전주교대 정영식 교수)

(2) SW.AI 등 디지털 교육 기회 제공 확대

유.초.중등의 디지털 교육 기회 제공 확대를 위해 2022년도 기준 1,000개인 ‘AI교육 선도학교’를 2024년에는 1,500교, 2027년에는 2,200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학교수가 10,228교 정도이니 전체 학교들 중 20%가 넘는 학교들을 AI교육 선도학교로 지정하여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에 1,000개의 AI교육 선도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배정된 예산은 총 160억원으로 학교 1교당 1년에 1,600만원 정도가 지원되는 셈이다. 선도학교 사업 내용에 적혀 있는 동아리 및 방과 후 활동 지원, 디지털 튜터 배치와 더불어 AI교육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장비 구매까지 고려한다면 그다지 많은 예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원 학교를 지속적으로 늘려 2,200개교까지 지원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예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AI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관련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관련 소프트웨어 및 장비를 수업에 활용하는 능력, 학습 콘텐츠 제작 및 교수 역량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담당 교사들이 모두 디지털 리터러시나 인공지능 교수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교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적지 않은 투자가 병행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계획 중 하나는 고교 단계에서 정보 및 컴퓨터 교과 이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개별 학교 차원에서 관련 과목 개설이 어려운 경우, (가칭) ‘온라인 고교’를 신설하여 디지털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디지털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성인에 비해 자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온라인 학교를 통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학습자가 대학생들인 K-MOOC의 사례나 IT기술을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경우 학습 증진을 위해 온라인 멘토를 배정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이런 우려가 단지 기우에 불과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3) 디지털 분야 방학(방과후) 프로그램, 진로교육 확대

지역과 학교 여건에 따라 학생별 디지털 교육 기회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 방학 및 방과후를 활용한 ‘SW.AI 캠프’를 추진할 계획이다. 당장 2022년도에 특별교부세 1,482억원을 투입하여 정규교과 연계 심화학습, 프로젝트 기반 공동학습, 코딩 실습 등의 내용으로 단기 집중과정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방학(방과후) 활용 SW.AI 캠프

방학(방과후) 활용 SW.AI 캠프

중요한 점은 학교와 함께 기업 및 대학을 운영 주체로 참여 시키겠다는 점과 2022년 하반기에 총 10만명의 초.중.고교생을 참여 시키겠다는 큰 목표를 설정한 점이다. 또한, 지역간 교육 기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취지라면 운영 방식 측면에서 온라인 교육 방식이 적극 채택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단지 10만명이라는 수치적인 목표를 채우기 위해 내실보다 수료 인원을 따지는 교육 과정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불어, 온라인 교육 방식이 주요한 교육 운영 방식으로 채택된다면 교육의 효과성 측면에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까 우려된다.

(4) 소외됨이 없는 두터운 디지털 교육 기회 확대

이번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계획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촘촘한 교육망’을 구축하겠다거나 전 국민들 중 소외되는 계층이 없는 두터운 디지털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부분이다. 교육소외지역 학생이나 장애학생, 경력단절여성, 고경력 은퇴자, 군 장병, 그리고 유아에 이르기까지 정말 전 국민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디지털 교육의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

노년층이나 장애인과 같은 소외 계층에게 정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소외계층일수록 제대로 된 디지털 교육의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일반인에 비해 학습 능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제약 사항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면밀하고 꼼꼼한 준비와 운영이 필요하다. 그만큼 예산은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종합계획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이 여러 소외계층들에 대한 디지털 교육 계획을 한 페이지에 몰아서 간략하게 적어 놓았다. 아무래도 소외계층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티를 내기 위한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나마 신규 사업으로 농어촌 등 교육소외지역 초등학교 1,800교에 ‘디지털 튜터’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에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5. 디지털 배지 및 재능사다리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계획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인 측면의 지원책들이다. 이 중에서 ‘디지털 배지’는 주목해서 살펴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최근 여러 교육 분야에서 교육이란 단어 대신 학습이 강조되는 흐름이 있다. 더 이상 공교육과 대학 교육만으로 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길러내지 못한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이제 기존의 교육 기득권 체제가 흔들리면서 평생 학습이나 일터에서 일하면서 학습한다는 개념이 주목 받고 있다. 더 나아가 한 명의 학습자가 어린 시절부터 참여해 온 학습 여정(learning journey)을 데이터화하고 증명할 수 있는 수단들이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 배지 운영 체계도

디지털 배지 운영 체계도

오픈 배지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배지는 학습자가 정규 교육 이외에 수행한 프로젝트 활동이나 마이크로디그리 등 다양한 교육이나 경험에 대한 이력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민간 디지털 플랫폼이나 디지털 지갑 등에도 연계될 예정이고 관련 산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의 내용들 중 가장 비중이 큰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관련 사업 계획들을 살펴봤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사업들을 뒷받침하는 ‘디지털 교육 체제로의 대전환’과 관련 ‘지원 체계’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